느려도 괜찮다. 32

말의 시기(時機)

말에는 여러가지 시기가 존재하는데, 그 전에는 말에 시기가 존재한다는걸 잘 몰랐었다. -아래서 부터는 짱 재미없는 군대얘기 나는 군 생활을 하면서 여러가지 배운 것이 많았는데, 그 중 하나는 말의 시기(때) 였다. 한 부대에 2년 8개월 정도 복무를 하면서, 내가 전입하고 얼마 안있다, 대대장님이 바뀌었다. 전역 할 때까지 그 분을 약 2년 6개월정도 모셨지만, 참 차가우신 분이었다. 감정의 기복도 크게 없으시고, 말 수도 적으신 분이었다. 꾸짖음이나, 지도는 많았지만 칭찬은 정말 정말 없으신 분이었다. (2년 6개월 모시는동안 칭찬을 거의 못들었으니 말이다.) 여튼, 장교들도 병사들과 마찬가지로 신인성검사(지금은 무슨 명칭인지 모르겠다.)를 반기, 혹은 년에 한 번씩 실시하게 되는데, 즉 현재의 심리상..

선의의 걱정.

요즘 글을 잘 못(안)쓰는데 이유는 하나다. 그냥 바빠서, 혹은 감정의 변화가 없거나 그 둘 중 하나겠지. 올드팝들은 쓰고싶은 곡들이 많은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잡아먹어서 그냥 두기로 하고, 늘 그렇듯 일기같은 일기를 적는다. 나는 엄마와 가끔 통화를 하곤 하는데, 생각보다 길게 통화하는 경우가 있다. 평상시와 다를 것 없이 엄마와 통화중인데, 옆에서 아빠가 갑자기 끼어든다. "휘청아, 엄마랑 통화해서 그러는 거인지는 모르겠지만, 말투가 너무 거칠다" 간만에 대화하는 아빠와의 첫 마디. 너가 지금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고 있었다면, 그러지 않을 테인데, 아무래도 공백기가 있다보니, 말투가 살짝 공격적으로 들린다고 하시더라, "항상 경청하고 말은 적을 수록 좋다, 언어는 보이지 않는 의사표시이며, 말 한..

숨이 차올라도 한 번 쯤은 끝을 봐야지

작년 11월 이후로 처음으로 런닝을 다시 시작해 봤다. 작년 10~11월 런닝을 꾸준히 뛴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처음 시작 할 때의 느낌은 거의 죽음 직전이었다. 너무 힘들다 보니 이빨이 아프더라, 이가 약해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4~5개월 정도 쉬었던 나의 퓨어한 심장이 오늘따라 열심히 펌프질을 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 뿌듯함과 동시에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왔다. 와 진짜 너무 힘들더라 5km 보다 조금 더 뛴 것 같은데 시간은 30분이 넘게 걸린 것 같다. 그럼에도, 굳이 집으로 바로 오지 않고 한강을 들렸다는건 나는 정말 야경을 좋아하나보다. 오랜만에 숨이 차오르니 문득 아직까지 살아 있다는 걸 느낀다. 이렇게 숨이 차올랐던 적이 언제더라, 무언가에 이렇게 까지 열정을 쏟아 본 적이 있었는가..

잘하고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요즘들어 드는 생각은, 나이가 들 수록 인간관계에 갈 수록 회의가 온다는 점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사람만나는 것도 좋아하고, 상당히 외향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향형으로 바뀌어 가는 것 같다. 물론, 아직도 사람들 만나는건 싫지 않다. 다만 뭐랄까 조금은 피곤해져가는 단계? 같다. 막상 만나고 얘기를 하는건 좋지만.. 예전에는 내 얘기를 많이 했다면, 지금은 오히려 내 얘기를 잘 안하고 상대의 얘기를 들어주는 편으로 바뀌어 가는 것 같다. 뭐가 맞는지 잘 모르겠다. 아니 굳이 맞아야 할 필요가 있을 까 싶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남들에게 나를 드러내는 모습의 크기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언제 든지 인간관계에 있어 끊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시간은 빠..

진인사대천명 (盡人事待天命)

나는 어렸을 적 운동을 했었는데, 체육관에 한쪽 벽 중간에는 盡人事待天命, 정확히는 命天待事天盡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써져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뜻은 대충 이렇다. 다할 진(盡) 사람 인(人) 일 사(事) 기다릴 대(待) 하늘 천(天) 목숨 명(命)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진인사대천명의 원조는 修人事待天命, 닦을 수(修)인사대천명인데, 이는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한 말이다. 맥락은 같다. "사람으로서의 할 일을 다했으니, 내 목숨은 하늘에 맡긴다." 사람의 할 일을 다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 라는 뜻으로 해석되고는 하는데, 항상 사람의 할 일이 어디까지인지가 애매하다. 오늘은 이정도면 됐어, 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 시간을 보낸 후 거사를 치루기 전 하늘의 뜻을 따라도 되는지, 아니면 얼마나 최선을..

도리불언 하자성혜(桃李不言 下自成蹊)

몇 년 째인지는 모르겠으나 6년도 더 넘은 것 같다. 내 카톡 알림말이다. 도리불언 하자성혜. 해석 그대로 하자면 복숭아 도(桃) / 아래 하(下) 오얏 리(李) / 스스로 자(自) 아니 불(不) / 이룰 성(成) 말씀 언(言) / 지름길 혜(蹊) 복숭아 나무와 오얏(자두)나무는 말이 없지만 그 아래는 자연스레 길이 생긴다. 라는 정도의 뜻으로 해석 할 수 있겠는데, 사마천의 사기(史記), 이광장군의 열전에 나오는 말이다. 어렸을 적, 채치충의 저서인 "만화로보는 중국고전" 이 있었는데, 그 중에 어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은 서유기와, 후서유기 그리고 대취협, 정도 였다. 나이가 들어 대학을 다닐 때 쯤에는, 논어와 소학, 대학, 중용, 사기 등 그 이외의 책들을 몇 번 읽어보기는 했는데, 그 때 마다..

May the force be with you(수정)

하루에 한 명 두 명 이 방문할까말까한 블로그지만 그 중 유입되는게, May the force be with you 해석이더라, 아쉽게도, 제목은 May the force be with you지만, 해석은 없었다. 20221113 추가 및 수정내용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것 같아서 내용을 추가한다. (그래봐야 2명 정도 더 늠..) 포스란 위에 설명과 같다. 스타워즈 세계관에서 만물을 다룰 수 있는힘, 잠재력 등이라 할 수 있겠다. 즉 포스는 스타워즈 세계관에서 모든 직, 간접적인 일에 관여가 되어있으며, 은하의 뒤틀림, 은하의 충돌, 반란군과, 연합군의 싸움 등 모든 일에는 포스가 개입되어 있다. 이런 포스의 힘은 아무나 타고나는 것이 아닌데, 태어날 때 이러한 포스의 기운을 가지고 태어나는 ..

朋友(붕우)

자꾸 잘 알지도 못하는 한자를 쓰곤 한다. 벗 붕, 벗 우 귀엽다. 벗붕우. 가까운 벗을 일컫는다. 오늘은 오래된 친구를 만났다. 어렸을 때, 살아온 인생이 그리 길지는 않지만 이 친구는 나의 가장 오래된 벗이다. 작년의 결혼소식과 함께, 올해 이 부부를 찾아온 소중한 보물은 요즘 이 친구의 모든 것이다. 어느 덧, 주변의 사람들이 가정을 꾸리고, 그 들의 세상에 바쁘게 젖어 든다. 그래도 오래된 벗이 좋은 이유는, 바쁜 시간 속 조금의 여유를 서로에게 내줄 수 있는것. 또, 실없는 이야기를 하거나 했던 얘기들을 계속 반복해도 전혀 지루하지 않은 것. 항상 했던 얘기들을 하고, 들었던 얘기들을 듣는다. 그래도 마음이 편한건, 아마 어렸을 적 소중한 추억들이 함께 하기 때문이 겠지. 어렸을 적 놀이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