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참으로 오랜만에 접속을 해본다.
사실 방문자 확인을 가끔 하기는 하지만 딱히 글을 적은지는 꽤 오래 되었다.
그래서 오늘 나는 새해 맞이, 혹은 지난 한 해를 돌이켜 본다는 진부적인 말을 인사말로 적으며 요즈음 내가 생각하고 있는 논점들에 대해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1. 현재
2. 부모님
3. 연애
4. 미래
이렇게 4가지의 키워드를 나눠봤다.
사실은 1월 1일에 적고 싶었으나, 오랜만에 고전 명작인 "포레스트 검프"를 보느라 시간이 이렇게 되어 버린걸 이제야 깨닫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1. 2024년 시작
새 해가 어김없이 또 밝았다. 올해로 4년차에 접어들었다. 나이 서른에 호기롭게 경찰공무원이 되겠노라 다짐 한 후 지난 독서실에서 허비한 생활이 약 1년 반, 노량진 학원가에서 보낸 시간들이 약 1년 반.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그리고 어느 덧 나는 햇수로 4년차가 되었다.
처음은 현실을 부정했던 것 같다. 올해가 3년차 인 줄 알았다. 남의 시간이 빨리가듯, 나도 남에게 있어서는 남이다. 그렇다는 말은 나의 시간도 빨리 흘러가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2차시험 때 한 문제 차이로 필기관문을 놓치고, 다시 새롭게 시작된 레이스에서 나름대로 힘차게 달려 온 것 같다. 연애와, 공부를 병행 하며 나름대로 루틴을 꺠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그 루틴은 아직까지는 잘 지켜지고 있다. 다만 뒤를 돌아보지 않고 달려온 탓일까, 현재는 조금 슬럼프에 멈춰져 있는 것 같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없었다. 라고 외면하지 않겠다. 나는 생각보다 망상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기 떄문에 현재를 잘 바라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인지 지금의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이 조금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나는 일단 내일까지는 공부를 하지 않을 예정이다. 조금은 쉬고 싶다.
요즘의 나는 런닝에 조금 관심을 가지고 뛰기 시작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딱히 나의 스트레스 아울렛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호흡이 가빠지는 시간이 지나면 생각이 정리된다. 지난 달에는 인생 처음으로 10km 마라톤도 나가봤다. 그렇듯 내가 요즘 기댈 곳 중 하나는 런닝이다. 물론 체력시험을 위해서도, 다이어트를 위해서도 나에게 꼭 필요한 운동 중 하나이다.
사실은 필기시험을 합격해야 체력시험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달 나는 전 직장동료에게 오퍼를 받았다. 사실 퇴사 후에도 꾸준히 받았다. 비록 같은 회사지만. 글세, 복인 것 같다. 전 직장에서 일했던 시간은 길어봐야 2년이 채 안된다. 그럼에도 퇴사 한지 3년이 지난 나를 찾아준다는 것은, 정말 일할 사람이 없거나 아니면 정말 나를 좋게 봐서 거나 둘 중 하나겠지. 나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물론 제안을 주신 분은 나에게는 정말 소중한 연이자 귀인이다. 보답하는 길을 내가 잘 되는 일 밖에는 없다. 귀가 얇은 나로서는 저런 제안이 너무 반갑지만 한 편으로는 마음 속의 박힌 돌이 되는 경우가 있다. 거절하기를 어려워 하는 나는 결국 돌을 내 마음에 박는다. 그리고 시간이라는 일꾼이 그 박힌 돌을 캐내기 위해 부던히 노력한다. 결국 돌은 박힌 마음에서 빠지기 마련이다.
요즈음 내가 좋아하는 단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다. 단어가 맞는 지는 잘 모르겠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많은 것 처럼 그 보답을 해야 할 차례이다. 뭔가 비루하고 쓸쓸한 일상에서 드라마틱하게 주인공이 된거 같은 주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휘청은 합격했다" 나의 올 한해 가장 큰 목표다.
2. 부모님
울컥하는 주제이다. 나는 엄청난 늦둥이이다. 가정환경은 어렸을 적에는 유복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노쇠하신 부모님은 아직도 일을 하시고 계시고,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누나는 부모님을 위해 노력한다. 나는 이런 나의 모습이 거울에 비칠 때 마다 외면하고, 도망가고 싶다.
한 편으로는 퇴사를 하고 내가 내 공부를 한다는 것이 불효라고 생각 될 때가 많다. 나도 그냥 회사를 다녔다면 옆집 엄마 친구의 아들처럼 잘 나가지는 못해도 부모님의 걱정이 결혼과, 취직이 아닌 결혼뿐이 었을 겄이다. 항상 어려운 일이다. 때로는 많은 후회를 한다. 불효를 하는 것인가? 이러한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 때가 많다. 나는 불효자식이 맞다.
내가 만약 늦둥이를 낳게 된다면 어떨까 적어도 나와는 같은 상황을 물려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나는 어렸을 때 부터 우리 부모님이 남들 부모님과는 다르다는걸 항상 느끼며 자라왔다. 아이러니 하게도 뉴스나, 생생정보통 등 길거리 시민들을 인터뷰 할 때에는 가장 먼저 인터뷰 하시는 분들의 나이를 살펴 보았고, 우리 부모님 나이와 비교하는 습관이 생기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철은 일찍 들었으나 일찍 들어버린 철이 나에게는 상당히 무거웠나 보다. 서른 살에 스스로 들어버린 철을 바닥에 잠시 내려놓고 방황중에 있다.
누구나 한 번은 겪는 과정 중에 하나가 부모님의 임종이다. 나는 사실 상당히 어린나이부터 그런 상상을 많이 해왔다. 사실 지금 나의 부모님의 연세는 어느정도 준비를 해와야 하는 나이가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 어린아이이고 싶다. 아직은 누구나 맞서야 할 그 순간을 정면으로 마주보고 싶지 않다. 회피하고 싶다. 늙은 노부모에게 있어서의 나는 아직 어린아이니까.
3. 연애
나에게도 봄날은 찾아왔다. 나는 지금 여자친구를 사랑한다. 나에게는 과분한 사람이고,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해준다. 이에 어께가 으쓱해진 나는 가끔 내뱉는 말 속에 나도 모르게 가시를 심은 채 내뱉고는 한다. 나에게 있어서 그녀를 만난 건 아마 공부를 시작하고 딱히 좋은 일이 없던 나에게 있어서 가장 좋은 일인 것 같다. (아직 합격은 오지 않았으니)
그 사람은 나와 같은 수험생이다. 최종 불합격의 쓴 상처를 가진 그 사람의 아픈 상처를 가늠하지 못한 채 나는 약이 아닌 소금을 뿌려대는 경우가 있다. 미안할 따름이다. 어서 합격해서 좋은 일, 슬픈 일을 함께 하고 싶다. 여러모로 나에게 고마운 사람이기에 내가 잘해주는 일만 남았다.
4. 미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 지 모르는 미래가 한 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혹은 설레기도 하다. 설렘만이 가득하길 소망하지만 쉽지 않을 것임을 잘 안다. 글세, 아마도 설렘이 있는 미래를 위해서라면 지금 당장 글을 그만 쓰고 책을 펴야한다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고 싶지 않다. 단지 이렇게 나를 위한 생각도 정리하지 못하고 그래야만 합격 한다는 보장이 있는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생각을 정리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나는 그런 것들을 잘 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몇 일 전부터 미루고 있었던 일들을 쉬기로 마음먹은 오늘, 내일 실천하려고 한다.
미래에 있어서 자신이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나 역시도 불안하다. 아마 누구나 불안하고 두려울 것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일단 77일 남은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빠르게 보답 하는 길은 아마도 합격 소식을 알려주는 것이 겠지.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성실한 사람이고 싶다. 나는 성실하다. 근태가 성실의 기록이라면 나는 지난 사회생활을 7년 가까이 하는 동안 지각이란걸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나의 수험생활도 성실하다. 큰 이변이 없으면 아침 7시에는 학원에 도착해서 공부를 시작한다. 지난 상반기에는 6:40분, 작년에는 6:20분 정도면 자리에 앉아 공부를 시작했다. 갈 수록 시간이 늦어진다는 거은 아마도 내가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음을 많이 느끼는 바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달리는 것일지도. 그 마저도 나는 루틴을 정해놓았고, 루틴을 지킨다. 요즘 유행하는 MBTI에 빗대자면 적어도 수험생활만큼은 J에 가깝다. 하지만 그걸 제외하면 나의 본질은 P다.
오랜만에 논점들을 정리하며 글을 적다 보니 30분이란 시간은 금방 흘러 간다. 그래도 아깝지 않다.
2024년의 첫 날은 해돋이, 한강런닝,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대화, 음식, 영화와 생각을 마무리하는 글로 마무리 한다. 완벽에 가까운 하루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랬듯이, 앞으로도 나는 잘 해쳐나갈 것이다. 그리고 또 웃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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